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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밀의 숲>이 의미하는 설계된 진실

<비밀의 숲>은 2017년 6월 방영된 16부작 드라마로 감정을 잃은 이성적인 검사 황시목(조승우)과 따뜻하고 정의로운 경찰 한여진(배두나)이 살인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는 비밀 추적극입니다.

황시목 검사는 어린 시절 뇌섬엽 수술의 후유증으로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고 이성적인 시선으로만 모든 것을 바라보는 인물입니다. 그와 동시에 탁월한 기억력과 관찰력을 가진 엘리트 검사입니다. 드라마는 초반 만악의 원흉인 박무성(엄효섭)이 살해당하고 그의 죽음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번듯한 건설회사 대표이지만 알고 보면 고위 인사들의 스폰서였던 박무성은 사업이 망하면서 그동안 뒷돈을 댔던 검사들을 협박해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박무성은 누군가에 의해 자택에서 살해되고 마침 박무성을 만나러 그의 집에 갔던 황시목은 살해된 박무성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박무성의 집을 방문했던 TV 수리기사가 범인으로 잡혀 감옥에 가지만 그는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증명하려고 감옥에서 자살합니다. 이는 영은수(신혜선) 검사가 공판 검사로 발령받은 후 맡은 첫 사건이었으나 자신이 잡았던 범인이 무죄임이 밝혀지면서 여론에서 큰 비난을 받습니다. 계속하여 범인을 쫓던 중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키로 보이는 권민아(박유나)를 찾아가지만 그마저도 누군가로부터 끔찍한 범행을 당해 혼수상태로 있습니다. 박무성을 죽인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황시목은 박무성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창준(유재명) 차장검사, 서동재(이준혁) 검사, 영은수 검사, 이창준의 장인이자 한조그룹 회장인 이윤범(이경영) 등 모든 이를 용의선상에 올려둔 채 의심하고 수사합니다. 그러던 중 이창준 차장검사는 검사장으로 승진하게 되고 그 후, 박무성의 사건에 연루된 비리를 밝히라는 지시와 함께 황시목에게 특임반 임무를 맡기게 됩니다. 검찰과 경찰의 비리가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고 나아가 더 거대한 음모까지 그 민낯을 드러내게 됩니다. 단순한 비리에서 촉발된 살인 사건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이창준의 설계였습니다.

출처: 비밀의 숲

2. 이창준, 그는 괴물인가 다크나이트인가

<비밀의 숲>은 이창준이라는 인물로 인해 드라마가 더욱 돋보였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부터 이창준이 설계한 것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이창준에 의한, 이창준을 위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은 검사로서 뛰어난 능력과 통찰력 그리고 서부지검에서의 압도적인 장악력까지 엄청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초반에 악역인지 선한 역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모습으로부터 후반부로 가면서 점차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가 악역이 아님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과거 황시목의 롤 모델이었고, 그를 적대하는 상대조차 이창준이 재벌가 사위라는 뒷배로 오히려 손해 본 케이스라고 인정할 정도로 실력이 좋은 검사였으며, 전 영일재 법무부 장관도 이창준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린 장본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창준이 단연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창준과 이연재의 애틋한 러브라인입니다. 재벌과 타협한 듯 한 검사로 보이지만 사실 이연재가 재벌의 딸이어서 결혼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윤범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결혼했다는 이창준, 그리고 아버지와의 갈등에도 항상 이창준의 편이 되어주는 이연재, 이 두사람의 애틋한 서사가 이창준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완성 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단 한 번의 실수로 검사로서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후회, 이미 자신은 괴물이 되었음에도 사회의 악을 도려내겠다는 의지 그리고 자신의 이러한 행보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을 바른길로 인도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모두 담고 있는 유서를 담담하고 강직하게 독백하는 장면을 가장 명장면으로 꼽고 싶습니다.

3. 감상 후기

<비밀의 숲>은 황시목 검사의 범인 추적과 함께 긴장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여느 드라마들처럼 개별적인 여러 개의 사건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한 개의 사건만을 둘러싸고 전개되고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었던 범인의 정체,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치밀한 복선, 긴장감 넘치는 전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탁월했던 그런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인생 드라마 중 하나로 꼭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단 한 번의 사소한 실수, 방심으로 인해 인생이 통째로 흔들리기도 하고 잘못된 길에 들어설 수 있지만 극 중 황시목의 대사처럼 시대가 만든 괴물이라 할지라도 자기 잘못을 깨닫고 하루빨리 속죄하는 그런 용기를 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창준이 자신의 죽음을 불사하면서까지 밝히고자 했던 비리는 결국 현실 속에 존재하는 치부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도 황시목 검사와 한여진 형사와 같은 사람들이 많기를 바라며 <비밀의 숲> 시즌1 리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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