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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라마가 보여주는 서른 살이 된 그녀들의 이야기
<멜로가 체질>은 2019년 방영된 16부작 로맨틱 코미디 시리즈입니다.
스타 작가로 성공할 그날만을 꿈꾸는 임진주(천우희)는 인기 작가 정혜정의 보조작가로 일하다가 정혜정의 눈 밖에 나면서 해고당합니다. 그 후, 드라마 공모전에 '서른되면 괜찮아져요'라는 대본을 제출하게 되는데 방송국 드라마 PD 손범수(안재홍)는 그 대본을 보고 임진주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지만 거절당합니다. 뛰어난 연출력으로 이미 스타 감독이었던 손범수는 확신을 갖고 계속 임진주를 찾아갑니다. 그렇게 설득 끝에 임진주는 손범수와 함께 일하기로 하면서 꿈에 그리던 드라마 메인작가로 데뷔할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함께 일하면서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함께 맞춰 나가려 노력합니다. 그 과정에서 임진주는 7년 동안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던 옛 남자친구 김환동(이유진)과 비로소 서로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진짜 이별합니다.
친일파 후손들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기획했다가 3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젊은 나이에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성공한 이은정(전여빈)은 당시 인터뷰 대상자이자 다큐멘터리 투자자였던 홍대(한준우)와 사랑에 빠지면서 일과 사랑 모두 잡습니다. 하지만 소울메이트이자 든든한 조력자인 홍대가 병을 앓다가 사망하게 되고 이은정은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 시도를 합니다. 그 후, 임진주와 황한주는 이은정을 챙겨주기 위해 이은정과 동생 이효봉(윤지온)이 함께 사는 집에 들어가게 되면서 네 사람은 한집에서 살게 됩니다. 그 후에도 이은정은 지속성 복합 애도 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도 늘 홍대의 환영을 보고 홍대와 대화를 하는 등 허공에 대고 대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줍니다. 그러던 중, 한 방송에 출연하면서 대학교 동기인 이소민(이주빈)을 만납니다. 그 후, 이은정이 이소민의 일상을 담는 다큐멘터리를 찍게 되는데, 이소민을 취재하러 간 현장에서 상수(손석구)를 처음 만납니다. 촬영 현장에서 늘 사람들한테 "야"라고 하면서 화까지 많아 모두들 "야감독"이라고 부르는 인물입니다. 처음 이은정과의 만남도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보육원 봉사활동을 하러 갔다가 우연히 만나 서로 가까워집니다. 홍대와 사별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은정은 아직 그를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였고 상수와 참신한 우정을 다지면서 비로소 상처를 극복하게 됩니다.
드라마 제작사 마케팅팀장으로 일하는 황한주(한지은), 대학 시절 노승효(이학주)와 첫 데이트 만에 임신하고 아들 황인국(설우형)을 낳습니다. 하지만 인국이 태어난 후, 승효가 떠나고 한주는 싱글맘이 되어 혼자 인국을 키우고 있습니다. 황한주의 팀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온 추재훈(공명)은 험난한 업무와 인생 고민에 맞서 황한주에 의지하며 여러 위기를 헤쳐 나갑니다.
2. 관람 포인트
<멜로가 체질>은 모든 캐릭터가 각각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캐릭터 간 케미가 돋보였던 드라마입니다. 감정 기복이 심한 임진주와 자기애가 충만한 손범수가 티격태격하면서 삐걱거리던 첫 만남부터 함께 일하면서 서로에게 서서히 빠져드는 과정까지 두 사람의 케미는 단연 최고였습니다. 다른 듯 비슷한 듯한 이은정과 상수 두 사람, 그리고 임진주, 이은정, 황한주 세 사람의 케미도 돋보였습니다. 그 외, 임진주의 부모님이나 정혜정 작가, 이소민과 이민준(김명준) 등 각 캐릭터의 개성이 잘 보여져 흥미진진했습니다.
또한 주옥같은 대사가 때로는 웃음을 선사하고 때로는 감동을 주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한 층 더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조금은 어 없고 엉뚱한 대사를 진지한 표정으로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장면들이 묘한 웃음을 주는 포인트였습니다. 공감을 끌어내고 마음을 울리는 감동까지 주는 명대사가 매회 넘쳐날 정도였습니다.
<멜로가 체질>은 OST를 빼고 논할 수 없는 작품입니다. 경쾌한 멜로디와 잘 어우러지는 가수 장범준의 목소리, 그리고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 느껴진거야' 라는 긴 제목까지, 듣기만 해도 봄의 기운이 느껴지면서 기분이 상쾌해지는 중독성 있는 노래입니다.
3. 후기
<멜로가 체질>2019년 방영 당시 봤던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인생 드라마로 꼽을 만큼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웃기고 말장난 같은 말들 속에 진지하고 공감되고 감동을 주는 대사들과 소소한 코믹 요소가 확실한 웃음을 주고 억지스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소재로 현실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이야기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흔한 로맨스 장르가 어쩌면 예상 가능한 전개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를 뒤로하고 뻔하지 않은 디테일로 클리셰를 시원하게 깨버립니다. 극 중 임진주의 말처럼 '상황이 아닌 사람을 궁금하게 하는 힘, 사람을 집중시키는 힘' 이 느껴졌던 드라마입니다. 서른 살이 된 주인공들은 '서른이 되면 뭐라도 되어있을 줄 알았는데'라며 힘든 현실을 이야기 하지만 '뭔가를 다시 시작해도 어색하지 않을 나이 중엔 제일 노련하고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에 애매한 나이 중엔 제일 민첩하고, 우리 나이가 정말 좋은 것 같아'라고 하면서 서로를 토닥입니다.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꿈꾸고 꿋꿋하게 나아가는 모든 서른 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 하지만 서른 뿐만 아니라 어쩌면 견디기 힘든 현실 속의 모든 청춘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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