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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범택시>의 복수 대행 서비스
2021년 4월 방영된 드라마 <모범택시>는 억울한 피해자의 복수를 대행해주는 내용을 담은 범죄 액션 장르의 16부작 드라마입니다.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전화 한 통만 하면 대신 복수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의 대표 장성철(김의성), 택시 기사 김도기(이제훈), 무지개 운수의 경리이자 해커 고은(표예진), 엔지니어 최경구(장혁진)와 박진언(배유람)으로 구성된 철저히 계획으로 움직이는 팀입니다. 무지개 운수 대표이자 범죄 피해자 지원 재단인 파랑새 재단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장성철은 젊은 시절 연쇄살인범 오철영에게 부모를 잃은 과거가 있습니다. 김도기 역시 강력범죄로 부모를 잃은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해커로 활동하는 고은은 언니가 불법 성관계 동영상의 피해자가 되어 자살하면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언니의 복수를 위해 해킹에 몰두하다가 이 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그리고 최경구와 박진언은 모두 과거 아파트 방화 범죄로 동생을 잃었고 박진언파랑새 재단을 통해 무지개 운수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들은 모두 강력범죄 피해자의 가족으로 각자 아픔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강력범죄로 피해자들이 희생된 근본적인 이유를 범죄자들에 대한 사회의 어설픈 관용이라고 믿으면서 법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습니다. 복수의 여부는 오로지 피해자 본인의 선택에 따르지만 피해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는 순간 무지개 운수팀은 즉각 복수를 대행해줍니다.
1화부터 택시기사 김도기가 출소한 성범죄자 조도철을 납치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미성년자 성폭행과 상해치사로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심신 미약으로 감형받아 10년 형을 복역하고 사회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조도철을 택시에 태운 김도기는 곧장 그를 사설 감옥으로 데려가 가두어 둡니다. 이를 시작으로 젓갈 공장에서 노예로 일하던 장애인, 세정고등학교 학교폭력 피해자, 유데이터 갑질 폭행 피해자, 불법 동영상 유포 피해자, 보이스피싱 피해자, 고동희 실종, 대규모 불법 장기매매 피해자, 오철영 연쇄살인 사건, 주식회사 영길 살인사건 등 많은 피해자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피해자들을 대신해 가해자들을 철저하게 응징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 끝에는 김도기와 장성철의 부모를 죽인 범인도 피해자와 같이 고통을 느낄수 있도록 되갚아주는 것으로 복수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1년 후, 무지개 운수팀과 강하나가 새로운 의뢰를 받는 장면을 보여주며 끝이 납니다.
2. <모범택시>를 통해 들여다본 현실
극 중에서는 에피소드별 여러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건들이 드라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허구이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1화에서 나온 미성년자 성폭행 및 살인사건부터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2015년 위디스크 직원 폭행 사건과 불법 촬영 영상 유통사건, 2010년 사라진 약혼자 사건, 유영철 연쇄살인 사건, 2002년 여대생 청부 살인 사건 등 모두 많이 알려진 사건들입니다. 그 외, 아직도 빈번히 발생하는 보이스피싱, 학교폭력, 불법 장기매매 등 뉴스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사건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불법 웹하드 에피소드의 경우, 모티브가 된 회사를 실제로 다녔던 당사자가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부분까지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극 중 '파랑새 재단' 역시 실제 박준우 감독이 취재했던 범죄 피해자 지원 센터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외에도 피해자와 그 가족이 2차 가해를 당하는 장면,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고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가는 범죄자들, 억울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피해자들의 현실 등이 잘 반영된 작품이었습니다.
3. 총평
<모범택시>는 성공적인 흥행과 함께 많은 시청자의 공감을 얻어냈던 작품입니다. 속도감 있는 전개와 화려한 액션, 그리고 범죄자를 상대로 한 통쾌한 응징까지 너무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입니다. 수많은 피해자가 억울함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극 중에서는 피해자가 당한 것만큼 가해자에게 되갚아주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방식이 시청자들에게 큰 통쾌함을 안겨다 준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극 중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는 대사가 기억에 남습니다. 무지개 운수팀은 부정의에 맞서 복수를 행하지만 결국 당하는 이의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오는 것이라면 과연 이것을 정의라고 할 수 있는지, 현실은 여전히 정의와 부정의가 충돌하며 공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회차마다 끝날 때 그 회차에서 다룬 사건 사고의 주제와 관련된 신고 전화를 보여주는데 이러한 사소한 부분들이 이 작품의 완성도를 한 층 더 높여주었던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범택시>의 시즌 2 제작 소식은 작년에 전해졌고 정확한 방영 일정은 아직 전해진 바가 없지만 하루빨리 방영되기만 기다려지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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