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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소개
<미스터 션샤인>은 2018년 방영된 24부작 드라마로 구한말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입니다.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비였던 최유진(이병헌)은 눈앞에서 주인 나으리 김판서가 부모를 때려죽이는 모습을 보고 도망치다가 선교사를 따라 미국으로 향하는 배에 몸을 싣습니다. 훗날 미합중국 해병대 대위가 된 유진 초이는 미국 영사 대리의 신분으로 조선에 오게 됩니다. 어린 시절 자기 부모를 죽인 나라, 자신이 도망쳐 나온 나라 조선은 그에게는 그저 디딤돌로 밟고 건너야 하는 땅일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조선에 와서 글로리 호텔에 묵으면서 친일파 미국인 암살 작전을 수행하던 중 자신과 같은 목표물을 향해 총을 쏜 또 다른 저격수와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고애신(김태리), 이렇게 두 사람은 운명적인 만남을 뒤로하고 쫓아오는 적들을 피해 도망치게 됩니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가던 중 자신의 옆을 스쳐 가는 고애신한테서 화약 냄새를 맡은 유진 초이는 직감적으로 이 여인이 자신과 마주쳤던 저격수임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 후, 미국공사관에서 영사 대리의 직책을 수행하게 되는데, 미국인 암살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애신을 심문하게 되고 고애신이 그날 밤의 저격수임을 확신합니다. 조선 최고 사대부 가문의 막내 아가씨인 고애신은 최고의 포수인 장포수를 스승으로 삼고 조선을 위해 싸우는 의병이 되었던 것입니다. 고애신과 엮이면서 점차 고애신에게 깊게 빠져들게 되면서도 유진 초이는 고애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자신은 함께 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에게 조선은 그저 부모를 죽인 나라일 뿐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자기 부모를 죽인 김판서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의 옛 신분을 밝히며 부모의 무덤을 찾으러 갔지만 조선 노비들이 합장되는 그곳에서 유진의 부모님의 무덤은 당연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후, 유진은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에서 옆방에 묶는 김희성(변요한)이 고애신의 정혼자이자 자기 부모를 죽인 원수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고애신과 '러브'를 같이 하자고 합니다. 그렇게 조선을 위해 싸우는 고애신을 보면서 유진은 결국 고애신과 함께 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2. 뜨겁고 외로운 이름, 의병
<미스터 션샤인>은 흔들리고 부서지면서도 오직 제 나라 조선의 '주권'을 향해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가는 이름 없는 영웅들의 항일투쟁사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신미양요 때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않은 의병들을 기억해야 할 뿐만 아니라 친일파의 역사도 알아야 함을 드라마는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조선 태생이지만 조선인이 아닌 이방인들, 조선을 위해 총을 든 조선의 백성들, 그리고 극 중 이완익을 중심으로 한 친일파 관료들의 모습도 부각시켜 보여줍니다. 드라마 방영 당시 시청자들의 역사의식을 고취했다는 점에서 <미스터 션샤인>은 그만의 상징적인 가치가 있습니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역사 속에 묻혀 알려지지 않았던 '의병'들을 재조명하고 그 역사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 중 후반부에서는 거점이 발각된 의병들이 목숨을 잃을 위기 앞에서도 한마음 한뜻으로 오직 제 나라 조선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저 아무개다. 그 아무개들은 모두의 이름이 의병이다. 얼굴을 가리면 우리는 얼굴도 이름도 없이 오직 의병이오." 역사는 기록하지 않았으나 우리는 기억해야 할 그들은 무명의 의병들입니다.
3. 감상평
<미스터 션샤인>은 의병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보여주면서도 그 속에 살던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감동과 여운이 많이 남는 드라마입니다. 신미양요부터 일본 제국에 침략당한 조선의 암울한 상황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조선의 억압적인 실상과 후진적인 사회 구조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백정 놈의 자식", "천출의 자식" 등 대사를 통해 구시대적 세계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유진 초이, 구동매, 쿠도 하나, 장승구 등 모두 조선의 체제 때문에 상처만 가득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데 저마다 깊은 사연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입을 빌려 끊임없이 '자기 구성원들에게 고통을 준 사회라고 해도 그 구성원들이 나서서 지킬 가치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상처를 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 모두는 조선을 위해 싸우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한제국 당시의 상황을 너무 잘 보여준 스토리에 영상미까지 더해져 그야말로 아름다웠던 드라마입니다. 그동안 봐왔던 수많은 시대극 중에서 영상미를 논한다면 <미스터 션샤인>을 단연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작품을 너무 잘 표현한 배우들의 열연 또한 엄청났습니다. 이병헌, 김태리, 유연석, 김민정, 변요한 등 주연배우들은 물론이고 일본인 역할을 맡은 배우들을 포함한 여러 조연 배우들의 연기까지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진지한 이야기 속에서 웃음을 주고 감동을 주는 뭉클함이 있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이 완벽했던 최고의 작품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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