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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티아고 순례길 소개
영화 리뷰에 앞서 우선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하여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Camino de Santiago)은 예수의 열두 제자였던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약 800km의 길을 가리킵니다. 순례길은 하나의 경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 길, 포르투갈 길, 스페인 북쪽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 스페인 남쪽에서 북쪽까지 가는 길, 마드리드 길 등 다양한 경로가 있습니다. 그 중 많은 순례자가 선택하고, 또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순례길은 '프랑스 길'입니다. 이는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약 800km에 달하는 여정으로 개인의 차이에 따라 완주까지 약 30일에서 40일 정도 걸립니다. 순례길에서 상징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산티아고까지 남은 거리와 방향을 가리키는 노란색 문양인데, "모든 길이 산티아고로 통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문양이 조개껍데기와 흡사하여 조개껍데기 역시 순례길을 대표하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2. 영화 <나의 산티아고> 줄거리
주인공 하페 케르켈링은 독일 대표 코미디언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입니다. 평소와 똑같이 공연을 마친 하페는 퇴장하던 중 갑자기 관객들 앞에서 쓰러지게 됩니다. 진단 결과, 과로로 인한 것이었고 의사는 그에게 3개월 동안 아무것도 하지 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갑자기 모든 스케줄이 없어지고 쉬는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하페는 갑자기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매니저의 걱정과 만류에도 불구하고 하페는 확고했고 혼자 배낭을 메고 '프랑스 길'의 출발 지점인 생장피에드포르에 도착합니다.
드디어 첫날, 하페는 호기롭게 길을 걷기 시작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쏟아지고 심지어 미끄러져 넘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내 후회하기 시작합니다. 첫날부터 힘든 여정을 마친 하페는 순례자들이 묵는 알베르게가 아닌 호텔에 갑니다. 초반에 하페는 순례길을 걷는 것에 적응을 못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다른 순례자와 티격태격 다투기도 하고 혼자 걷는 것에 외로움을 느끼고 체력적으로도 지친 나머지 차를 타고 이동하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다는 말도 몇 번이나 합니다. 하지만 하루하루 순례길을 걸으면서 그는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딸을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려고 순례길에 오른 스텔라, 그리고 첫날부터 계속 하페와 부딪히던 기자 레나와 어느새 가까워져 서로를 격려해주는 사이가 됩니다. 걷는 동안 매일매일 노트에 기록하고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던 하페는 어느 날 갑자기 뭔가를 깨달은 듯 오열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앞에서 이들은 서로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3. 산티아고 순례길의 의미
5년 전, 한 친구와 함께 서점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각자 둘러보던 중, 친구가 한 책에 깊게 빠져있는 모습을 보고 다가갔더니 산티아고 순례길에 관련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보게 된 책 한 권은 그를 산티아고 순례길로 이끌었고 학기가 끝나자마자 그는 프랑스로 향했습니다. 필자는 다른 일정 때문에 함께 가지 못했고 순례길을 걸으러 간다는 친구를 보며 부러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무사히 순례길을 걷고 돌아왔고 지금까지도 순례길을 걸은 것이 가장 행복했던 여행이라고 말합니다. 유튜브에서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영상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약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순례길을 걷고 나면 스스로가 크게 바뀌어 있거나 대단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필자가 순례길을 꼭 걷고 싶은 이유는 순례길을 걸으면서, 그리고 걷고 나서 내가 무엇을 얻게 될지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영화에 나왔던 대사처럼 우리가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모르니까 어쩌면 그 어떤 목표를 찾아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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