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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의 아저씨>가 보여주는 '어른'

<나의 아저씨>는 2018년 방영된 16부작 드라마로 인생을 버텨내며 살아가는 아저씨와 험난하게 살아온 21세 거친 여성이 서로를 통해 삶을 치유하는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 안전진단팀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건축구조기술사 박동훈(이선균)은 그저 순리대로 욕심 없이 살아가는 평범한 아저씨입니다. 그리고 대기업을 그만두고 하던 사업을 망하고 이혼 위기에 처한 형과 한때 촉망받던 영화감독이 될 뻔 했으나 20년 동안 조연출만 하는 동생은 여전히 연로한 어머니의 집에 살고 있습니다.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던 박동훈의 눈에 띄는 한 직원이 있습니다. 바로 파견직으로 근무하는 이지안(이지은), 회사 내에서 그 누구와도 말을 섞지 않고 팔에 앉은 무당벌레쯤은 아무렇지 않게 쳐내는 사람 입니다. 여섯 살부터 청각장애인 할머니와 단둘이 살면서 부모가 남긴 사채 빚을 다 떠안고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날, 회사 엘리베이터에 대표이사 도준영(김영민)과 같이 타게 된 이지안은 우연히 도준영과 박동훈의 아내 강윤희(이지아)가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알게 됩니다. 도준영은 박동훈의 대학 후배이자 강윤희의 대학 동기로 운 좋게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이 없는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물려받아 회사 주인이 되기 위해 그는 회사 내 자기편을 늘리려 하지만 회장이 박동훈을 눈여겨보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여 도준영은 여러 가지로 불편해진 박동훈을 자르기로 합니다. 마침 도준영과 강윤희의 불륜을 알게 된 이지안은 도준영과 대립하는 박동운(정해균) 상무와 박동훈을 회사에서 나가게 해주는 대신 돈을 받기로 하고 도준영과 거래를 합니다. 이렇게 이지안은 박동훈에게 접근하기 시작하고 그의 휴대폰에 도청 앱을 깔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도청하면 할수록 이지안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박동훈으로부터 위로받습니다. 위로 받는 건 이지안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이 조금씩 가까워질수록 박동훈도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이지안의 사정을 듣고 불쌍해하고 자신이 도와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이지안을 보호해주려 하며 자신의 인생을 아는 듯한 이지안에게 오히려 위로받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자안과 박동훈은 서로 행복해진 듯한 모습으로 재회하고 웃으며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2. 서로가 서로였다

어린 나이부터 할머니를 모시며 인생의 모든 짐을 짊어지고 그저 버티며 살아온 이지안은 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어른 박동훈을 만났습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불신만이 가득 남아있는 차가운 아이는 처음으로 자신을 '네 번 이상' 도와준 사람, 선량해 보이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자신의 불행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닌,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고 자신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사람을 만나 비로소 '사람다운' 자신을 깨닫게 됩니다. 또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모든 일을 그저 꾸역꾸역 참고 속에 묻어두던 박동훈은 거침없이 가슴을 파고드는 비수 같지만 자신의 인생을 아는 듯한 이지은을 만나 비로소 어린아이처럼 펑펑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투명 인간으로 살던 아이가 사람답게 살고 싶어졌고 힘든 삶에 마음이 죽어가던 어른은 모든 것을 날려 보낼 수 있었습니다. "무당벌레는 그냥 죽이기 좀 그렇지 않냐?"고 하는 박동훈과 자기의 팔에 날아와 앉은 무당벌레를 아무 반응도 없이 내려치는 이지안은 서로가 서로였습니다.

3. "아무것도 아니야"

<나의 아저씨>는 보는 내내 많은 위로를 전해주었던 드라마입니다.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전해지는 따뜻함은 보는 내내 잔잔하게 마음을 울렸습니다. 서로에게 위로인 존재가 되는 어른과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예상되는 뻔한 로맨스가 아닌 진정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오롯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무엇보다 주변에 있을 법한 흔하고 현실적인 인물들과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 그리고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면서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드라마를 보노라면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느끼게 되고 또 누구든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엄청난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을 울렸던 대사를 전하며 리뷰를 마칩니다.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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