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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구대 경찰들의 희로애락
<라이브>는 2018년 방영된 16부작으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며 악착같이 살아가는 한정오(정유미)는 보험 판매원으로 일하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습니다. 매사를 열심히 하지만 취업의 벽에 부딪힌 한정오는 지하철 안에 붙어있던 경찰공무원 모집 공고를 보고 여자여도 승진이 되는 '공무원'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시험공부를 하려면 돈이 필요했던 한정오는 살면서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돈과 함께 모욕도 받고 돈을 갚겠다는 다짐과 함께 공부에 매진합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또 다른 청년 염상수(이광수)는 정직원을 꿈꾸며 영업직 인턴을 6개월 동안 버텨왔지만 회사가 불법 다단계로 문을 닫고 청소일을 하는 엄마가 동료의 9급 공무원 아들을 보고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경찰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2년 동안 공부만 하여 한정오와 염상수는 시험에 합격하여 중앙경찰학교 동기가 됩니다. 그리고 이들의 교육을 책임진 오양촌(배성우)은 강력계의 전설로 불리는 인물답게 경찰의 사명감을 강조하며 강도 높은 교육을 진행합니다. 6개월의 교육을 마치고 한정오, 염상수 그리고 동기 송혜리(이주영)은 함께 전국에서 제일 바쁜 지구대로 불리는 홍일지구대로 발령이 납니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사수를 잃은 오양촌이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누명을 쓴 채 강등되어 홍일지구대로 발령 나면서 오양촌과 이들은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렇게 한정오는 강남일(이시언)의 부사수로, 염상수는 오양촌의 부사수 그리고 송혜리는 이삼보(이얼)의 부사수로 시보 생활을 시작합니다. 주취자의 토사물을 치우는 일부터 시작하여 성폭행 사건, 모녀 동반 자살, 불법 성매매, 폭력 사건, 고등학생 자살 소동, 살인 사건, 불법 사제 총기 난사 사건 등 여러 사건을 거쳐 가며 그들은 성장해 나갑니다.
2. 감상 후기
<라이브>는 범죄 사건을 수사하고 범인을 잡는 사건 위주의 경찰 소재 드라마가 아닌 현실을 살아가는 경찰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습니다. 경찰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사건 속에서 피해자, 현실적인 문제와 그들의 아픔들까지 고스란히 묻어나 있습니다. 주취자의 뒤처리는 당연한 일상이고 바다에 뛰어드는 시민을 구하려다 사고로 파트너를 잃고, 범인이 휘두른 칼에 찔리고, 총기 난사 사건에 정년퇴임을 앞둔 동료를 잃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킬 수밖에 없는 매뉴얼, 그리고 경찰과 검찰 사이의 논쟁까지 지구대 경찰로서 겪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보여줍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락사, 자살, 이혼, 데이트 폭력, 촉법 소년, 청소년 성폭행, 불법 성매매 등 현실적인 문제점들도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구대 식구들 모두 각자의 사연과 사정을 가진 캐릭터로 각자의 뚜렷한 성격과 개성이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력을 통해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특별한 것 없는 경찰 소재의 드라마일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경찰로서의 삶과 일상생활을 너무 현실적이고 생생하게 그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이야기여서 더 큰 감동을 전해주고 공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일각에서는 젠더 갈등과 관련하여 논란이 된 부분도 있었지만 이런 논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에 집중하여 보면 충분히 재미있고 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3. 민중의 지팡이, 경찰
드라마는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보여줌과 동시에 그 속에서 경찰의 입장도 충분히 잘 보여주어 그동안 몰랐던 경찰의 노고에 대해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 뉴스나 언론에서 전해 듣는 경찰 관련 소식은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것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며 이마저도 더 부각되어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누구든 잘못한 것이 있다면 비판받아야 함이 마땅하고 극 중에서 나왔듯이 비리나 사명감이 없는 경찰도 분명히 있겠지만 경찰의 권한, 매뉴얼의 문제점 등으로 인해 경찰의 공권력이 그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점은 분명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이 됩니다. 경찰 조직 내부의 부당함과 일선 경찰 동료의 노고를 몰라주는 수뇌부 등 경찰 조직의 제도적 문제점과 전해져 내려오는 보이지 않는 관습을 여실히 볼 수 있었고 결국 '힘없는 경찰'을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국민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치안을 책임지고 사명을 다하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그들도 우리 주변 누군가의 부모이고 자식이며 누군가의 형제자매임을 생각하며 염상수가 말 한 것과 같이 그들이 스스로 '민중의 욕받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진정 '민중의 지팡이'가 되어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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