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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경이>가 던지는 질문: "모든 생명이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구경이>는 2021년 방영된 12부작으로 게임과 술에 찌들어 사는 보험조사관 구경이가 의문의 연쇄살인 사건을 조사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입니다.

게임 중독에 폐인 생활을 하는 구경이(이영애)는 경찰 출신 보험 조사관이고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파티원이 조수의 역할을 하며 구경이와 함께 다닙니다. 보험사기가 의심되는 한 사건을 조사하던 중 일어나는 의문의 사망 사고들이 누군가에 의한 연쇄 살인임을 직감하게 되고 그 사건들의 배후에 케이(김혜준)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케이는 구경이 남편이 근무했던 고등학교의 학생으로 연극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케이와 친구들이 돌봐주던 고양이들이 갑자기 죽는 사건이 발생하고 친구 영주에게 범인을 찾게 되면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데, 영주는 죽일 거라고 대답합니다. 그리고 범인이 학교 수위 아저씨임을 알고 있었던 케이는 수위 아저씨가 마실 막걸리에 부동액을 타서 살해하려 하였습니다.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시 경찰이었던 구경이가 학교에 방문하게 되고 구경이와 송이경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한편, 구경이의 존재를 전해 들은 용숙(김해숙)은 구경이를 찾아 케이를 함께 잡자는 제안을 합니다. 용숙은 정계의 숨은 권력자로 첫째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가진 인물입니다. 구경이는 용 국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대신 NT 생명 B팀과 함께 일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NT 생명 B팀은 구경이를 신뢰하는 후배 나제희(곽선영)이 팀장으로 있고 팀원으로 경수(조현철)가 있습니다. 그렇게 구경이는 나제희를 찾아갔지만 B팀의 실적이 저조하여 해체 위기에 놓여있었습니다. 이에 구경이는 일단 실적을 올리기 위해 피보험자들을 조사하던 중 보험설계사인 케이의 이모와 만나게 되고 마침 이모와 함께 상담하러 갔던 케이도 함께 구이경을 찾아와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케이는 또 새로운 살인을 계획합니다. 불법 촬영물 유포범이 가벼운 벌금형만 받고 나온 것을 알고 학교 축제에서 그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고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몰카범은 사망한 채 학교 계단에 쓰러져 있었지만 이를 몰랐던 몰카 피해자가 복수하려고 그를 칼로 찌릅니다. 공공장소에서 이토록 치밀하게 살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케이의 계획을 실행에 옮겨주는 조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구경이 팀이 조사 중 쫓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똑같은 의문의 검은색 열쇠고리를 갖고 있었고 이들은 모두 케이를 위해 움직이는 듯했습니다. 몰카 피해자가 살인범으로 잡혀가게 되지만 케이는 그가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는 증거 영상을 해킹을 통해 업로드하고 결국 그는 풀려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 구경이의 사무실에 몰래 침입하고 나오던 케이와 우연히 마주친 산타(백성철)이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그를 따라가지만 결국 놓치고 맙니다. 다음날, 연극을 하는 케이를 찾아간 구이경은 케이가 다리를 다친 것을 보고 점점 송이경이 케이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케이의 살인은 계속되고 이런 케이를 쫓는 구경이의 추격도 계속됩니다.

2. 감상평

방영 당시 높지 않은 시청률에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였지만 개인적으로 색다른 재미를 엿볼 수 있었던 드라마였습니다. 일단 <구경이>는 캐릭터 설정부터 흔하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게임과 술에 중독되어 폐인의 모습을 한 탐정 구경이와 죽일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만 죽인다는 신념을 갖고 해맑게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케이,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는 두 사람의 서사를 둘러싸고 <구경이>만의 낯선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구경이와 케이의 과거와 현재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두 사람이 겹쳐 보이는 부분을 더 부각한 연출, 바퀴벌레 시점에서 보여주는 연출, 구경이가 술을 마시면 에너지가 차오르는 등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연출들이 이 드라마의 독특함을 한 층 더 돋보이게 했습니다. 극 중 케이는 여러 연극의 내용을 모티브로 살인을 설계하고 저지르는데, 구경이가 케이의 범행을 추정하는 내용을 연극으로 재구성하여 보여줌으로써 보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경이>만의 분위기와 어우러지는 배경음악까지 더해져 긴장감과 몰입감이 더 높아질 수 있었습니다.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한 이영애 배우와 사이코패스 연기가 돋보였던 김혜준 배우의 새로운 발견이었습니다. 케이의 시점에서 볼 때, 그는 죽일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만 죽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라고 할지언정 과연 그 사람을 벌한다는 명목하에 저지르는 범죄가 정당한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기존의 많은 추리극을 기대하기 보다 <구경이>는 '죽어도 될만한 사람은 죽여도 될까'라는 질문에 <구경이>만의 방식으로 답하는, 참신하고 색다르고 독특한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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